경쟁논리를 당연시 바라보는 나를 보다.

몇달 전 친구었한명이 미국내의 시간강사 처우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링크했었다. 정규직의 절반보다 적은 금액과 불안정한 상황. 그 상황 자체에 공감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경쟁할 기회라도 주어지니 그게 어디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종교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가을은 한창 여기저기 직업의 원서를 낼 시간이다. 이번에 아시아 종교와 불교 통틀어서 조교수 자리가 13군데 나왔다. 2015년도는 유난히 일명 한국인들에게는 듣보잡인 대학들보다는 유명한 대학들이 많아 기존에 작은 대학에서 일은하는 사람들도 원서를 낼 것이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심하겠지만,  그래도 13군데가 어딘가. 한국에서 온 나에게 이들의 상황은 천국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이쪽 분야 4년제 대학 조교수 자리는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52개 주로 구성된 나라라는 것과 한국의 크기는 미국의 주 하나정도거나 그보다 작다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한국에서 4년마다 1군데가 열리는 것이라 답답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 마음 한켠에서는 13군데가 어딘데,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게 어딘데.

시간강사 월급도 한국에 비하면 좀 많긴 한데, 더 큰 문제는 한국은 그나마 나라가 작아서 여러군데 시간강사를 뛸 기회라도 있지만, 미국은 그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다. 보스턴을 제외하고는 도시마다 학교 수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학기 버지니아대에서 한학기 시간강사를 해봤다. 정말 딱 4개월 최저 생활비였다. 그나마 버지니아대는 이 근처 대학에 비해 많이 주는 것인데, 나 혼자였기 때문이지 딸린 식구가 있다면 불가능한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한국보다 낫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간사회에서 경쟁은 당연한 나의 무의식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경쟁 기회라도 주어지는 것에 기뻐하면서, 나는 그렇게 경쟁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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