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이제는 버려야할 카드.

보궐선거 결과가 여당3, 무소속 1명으로 나왔다. 결과에 대해 언론들의 분석들과 썰이 난무하는 가운데, 재보선 결과를 성완종 리스트의 면죄부로 끌고가려는 움직임이 보인다.흥미롭게도  선거 전에 이미 보수계열 신문들을 위시한 많은 신문들이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하며”새누리당에 승리를 안겨준다면 집권여당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 없다.”라는 기사를  썼다. 우 원내대표가 정확하게 어떤 말을 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소위 보수 언론들은 이미 보궐 를 선거를 성완종 리스트의 면죄부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반면 진보계열 신문에서는 우 원내대표가4.29 재보궐 선거를 부패와 반부패의 구도로 이야기했다는 기사는 있지만,  면죄부운운 기사는 한 줄도 찾을 수 없었다.  이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우 원내대표는 부패한 정권의 심판장으로  보궐 선거를 연결하며 정권 심판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그러나 비록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하더라도, 정권 심판론을 꺼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부패척결 문제는 선거와 연계되어서는 안된다.  부패는 법치주의의 원칙을 어긴 것이고,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요인이다.  그건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척결되어야 하는 별개의 문제이다.선거는 선거고 부패척결은 부패척결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 두 문제가 연결될 수 있는가? 이 둘을 연결 시키는 것 자체가 정치가의 도덕성을 실종시키고 있고 무책임의 정치를 양산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는 입법부이지 행정부가 아니다.입법부의 사람을 뽑는데 비록 연루된 사람들이 과거 여당 국회의원이었다 하더라도  정부의 전현직 실세들이 관여되어 있는 문제에 국회의원 선거를 연결시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희석시킨다. 원래 문제는 부패척결인데,정권심판론으로 인해 판만 커지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공중분해되고 있다.

둘째, 부패 정권 심판론을 꺼내기에는 새정치 연합이 도덕적으로 우월하지 않았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지난 정권동안 새정치연합의 핵심인사들의 도덕성문제가 도마에 올랐었다.  그 여파로 이미 많은 국민들에게 새정치 연합의 이미지는 새누리와 다르지 않은 부패정당이다.게다가성완종 사면 문제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패정권 심판론은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딱 좋은 전략이었다.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세상에 털어서 먼지안나는 사람은 없다.과거 독재정권하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어도 군사독재에 저항하다는 것만으로 도덕적으로 우월함을 내세울 수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게다가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오래도록 써왔던 프레임이 ‘진보 진영 너희도 우리랑 똑같이 부패하지 않았나’하는 물타기 전력이었다. 이 상황에서 부패정권 심파론이 효과가 있을까?

셋째,  4군데 재보궐 선거는 국민 전체 대표성을 지니지 못한다.  전체 지역구 의석수 246명 가운데 겨우 4군데 지역 국회의원 선거가 어떻게 대표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게다가  그 가운데 두 군데는 오랜 기간 여당 우세지역이었다. 기본적으로 반타작을 하면 다행인 선거였고, 초기에 새정연도 1군데라도 이기게 되면 다행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새정치도 대표성이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 성완종 스캔들이 터졌다고 부패와 반부패의 정권 심판론을 들고 보궐선거에 대표성을 부여한 것을 오만하다고 해야하는 걸까? 부패관련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야할까?

사실 정권 심판론은 이미 두번 실패한 전략이다. 지난 대선과 지방 선거때 정권심판론으로 새정연은 두 번 다 실패 했다.새정연의 태도를 보면 아직도 그 부분을 지각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번 대선에서의 실패를 제대로 분석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현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영향을 주었다 하더라도,그것을 넘어설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꺼다.  새정치연합의 대선 패배는 단순히 국정원 개입이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큰 이유는 새정연이  국민들이 원하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정연은 2/3정도의 국민이 지지할 정도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지 못했다.그런데 이번 보궐 선거에서도 똑같은 오류를 범했다.
정권심판론은 이제 유통기한이 지난 전략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많은 국민들은 이미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은 바로 다름 아닌 노무현 정부였다.기대에 부풀었던 민주화 정부 기간 동안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큰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현실과 적절히 타협했다.  칼을 뽑았어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니 오히려 국민 간의 대립 전선을 만들었다.  언론의 자유를 제공했지만, 그와함께 지켜야할 책임선이 있음을 같이 제공하지 못했었다. 성과는 있었지만,그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게다가 체감 경제 효과가 크지 않았기에  사람들 사이에 개발중심의 산업화시대의 향수가 형성되었다.물론 거기에는 언론의 역할이 컸지만, 그 결과 일명 정의감보다는 이익을 쫓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국민 정서가 이렇게 변한 상황에서 정의감을 호소하는 게 먹힐까?  그게 벌써 8년 전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문제가 많은 정권 심판론을 들고 선거를 치렀으니 당연히 패배를 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안일하게 정권 심판론으로 이익을 보리라는 생각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 새정연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일명 진보 세력의 큰형 노릇하려는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나아가 과거 대선의 실패를 처절하게 성찰해야한다.김종인씨는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를 자신이 생각한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라 했다. 대통령이 된 뒤 박대통령이 대부분의 중심 공약을 파기하면서 경제 민주화도 물건너 갔지만,왜 대선 당시 새정연은 김종인씨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는지,  이 부분도 생각해봐야한다. 단순한 우클릭이 국민의 지지를 얻게 해주지는 않는다. 이제 좌우의 구별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새정치연합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자신들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도전혀 모르는 것 같다. 매번 반복되는 물타기에 당하면서도 승산없는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오며 악순환의 고리에서 헤매는 새정치연합을 보고 있자면,경청 능력,소통능력의 부재는 단지 박대통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독재정권을 비판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새정연이 미래 한국에 대한 제대로 된 비전을 내놓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걸 실천할 수 있음을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총선이든,대선이든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야당이 야당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미래 또한 밝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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