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김리나 외, 한국불교미술사(조각부분)

한국불교미술사를 한눈에 훑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한국불교미술을 조각, 회화, 공예 세부분으로 나누어 각각을 그 시대의 사조, 재료와 제작기법, 후원자로 나누어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맨 뒤에 용어해설을 덧붙여서 처음 불교미술사를 접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고 있다.

나같은 초심자에게 조각의 시대적 특징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수인(손 모양)이었다. 옷자락이나, 얼굴모습, 전체 비율등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건 좀 섬세해서 지금 수준에서 내가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수인을 중심으로 일단 정리하고자 한다.

5C  불상의 경우 두 손을 마주잡은 선정인 좌상(앉은 모습)이 유행했던 반면, 6C 불상은 오른손을 두려움이 없게 보호해준다는 시무외인과 왼손은 소원을 받아주는 여원인을 가진 일명 통인(두 수인을 합쳤다하여)의 입상(서 있는 모습)이 유행했었다.   6C 말에는 불상 뒤에 전체 광배(아우라를 상징하는 판)가 있고, 다른 두 부처(아미타불과 미륵불)이 함께 있는 삼존불이 유행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금동불 뿐만 아니라 마애불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수인은 통인이다.

7C 의 불상은 수대 영향을 많이 받아서 U자형 주름 처리가 단순화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신라지역에서는 오른손에 모든 소원을 다 들어주는 보주를 들고 왼손은 시무외인을 취하는 새로운 수인이 등장하였다. 또한 이 불상들은 이전의 U자형 옷이 아니라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의 옷차림을 하고 있으며, 오른쪽 엉덩이를 살짝 올리고 있다. 이는 굽타시대의 삼굴형태(S자형)의 영향으로 보이며, 동남아시아 조각과의 교류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 백제에는 6C,  신라는 7C  미륵보살의 반가사유상이 제작되기 시작했는데, 미륵불이 , 이는 정토신앙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한다.

7C 후반부터는 전법륜인, 합장인을 한 입상이 등장했다. 인도의 영향을 받아 서있는 다리위에 대칭의 옷 주름이 있는양식과 오른손은 설법인의 수인을 하는 입상이 있었다. 좌상의 경우 항마촉지인(오른손을 땅에 닿게 하는 수인, 석굴암 본존불의 수인)의 형태가 소개되었다.

8C 중반에는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이 소개되었는데, 중국과 일본의 경우 밀교주존으로 비로자나불상이 조성되었던 반면, 한국에서는 화엄 사상의 틀안에서 비로자나불상이 이해되고 실제로는 선종중심의 불교 사찰에 봉안되고 예배되었다. (p.65)

9C 통일신라시대 말에는 7C에 소개되었던 약사불이 대중에까지 널리 퍼졌다. 약사불은 왼손에는 약합이 올려져 있으며, 오른손은 당시까지 전해졌던 수인들, 시무외인, 여원인, 설법인, 항마촉지인이 조성되었다. 이는 통일신라 말의 질병퇴치와 관련한 현세구복성의 신앙형태와 관계가 있을 거라 한다.(p.68)

고려초기는 기존의 양식을 계승하며  철불이 많이 주조되었다. 이전에는 주로 금동불과 석조불 주류였는데, 통일신라시대 후대부터 철불이 추가되어 고려 때 성행한 것이다. 또한 조각의 예술적 우수성을 감소된 거석불이 등장하며 불상후원자의 권위를 과시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p.80)

고려 중기 11-13C 에는 남송,원나라의 영향으로 영락을 두른 불보살상이 나타난다.

고려 후기 원나라  통치기에는 티벳풍의 불상이 대거 수입, 제작되고, 아미타상이 유행했다. 많은 불보살상이 아미타수인을 취하고 있다. 나아가 천수관음보살좌상도 이 시기에 제작되었다.

조선시대는 이전시대를 계승하면서 독자적 조선불상의 형식을 갖추어갔다. “불신에 비해 머리가 커지고, 사각형의 얼굴에 이목구비 표현도 직선적으로 변화하며, 통견의 법의 옷주름은 몇가지 형식으로 굳어져서 계속 답습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p.101)고 한다.  그리고 아미타삼존불( 대세지/관음, 지장/관음) 석가삼존불(보현/문수) 외에 삼신불(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이나 공간적 삼세불(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불)을 모신 곳이 많아졌다고 한다. 건칠불, 목불 외에 흙으로 만든 소조불들이 17세기 이후 성행했다.

조선시대 때 대중불교의 신앙대상으로 유행했던 것은 사후 세계 다스리고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과 그 권속인 무독귀왕과 도명존자), 대중 업보 다스리는 시왕상, 그리고 고승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십육나한상이다. (p.122)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지장보살과 지옥과 관련된 시왕상의 더욱 유행했었다고 한다.  나한은 미륵불이 오기 전까지 정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도와주는 존재이므로 이 또한 두 전쟁의 여파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흥미로왔던 것은 불상 안에 복장이라 하여 발원문을 비롯하여 오장육부를 천으로 만들어 넣기도 했다. 이는 불상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주술적 힘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김리나 외, <한국불교미술사>, 미진사, 2011

수인

수인그림 출처: http://www.shilla.or.kr/sub7.html?post_code=3&cate_code=33

 

About lucy

I am interested in many things.
This entry was posted in Buddhism.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