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뿌리깊은 흑백논리

어제 하루 안철수의 박정희 묘소 참배에 많은 진보지지자들이 들끓었다.
심지어 경향신문도 “안철수씨, 박정희 묘에 절하는 것이 새정치입니까.. 중도 안의 딜레마(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011550501&code=910100) “라는 비판적 기사를 내보냈다. 하수상한 시절에 많은 진보지지자들이 안철수의 행보에 실망감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새해 첫 날 국민통합을 외치는 정치인이 현충원에 참배하면서 김대중, 이승만, 박정희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이 과연 그렇게 배신이라 운운할 정도로 심각한 것일까? 이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우리사회에 흑백논리와 진영논리가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강한 흑백논리와 진영논리가 뿌리깊을 수 밖에 없는 건 한국의 비극적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민족문제 연구소에 만든 100년 전쟁에서 잘 나와있듯이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의 싸움. 물론 그 비디오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국의 정치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지만,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는 이승만을 비롯한  집권자들과 손을 잡으며 기득권을 유지해왔고, 이에 저항하던 세력은 ‘정의감’을 내세우며 민주화를 이루었다. 전환기의 정권을 거쳐 갖게된 민주 정권 10년 동안 기득권은 와신상담하듯 칼을 품었고, 이명박정권의 시작과 함께 모든 시계를 이전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언론을 통제하고, 정보기관을 이용해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기득권에 반대하는 이들을 종북자로 몰며 흑백논리와 진영논리를 강화시켰다. 그 결과 박근혜 정권이 탄생했고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승만과 박정희가 심었던 빨갱이 프레임을 진화시켜 반대자들을 계속 공격했고, 야당은 속수무책 그 프레임 속에서 허우적 대며 진영논리가 강화되는 데 기여를 했다. 결국 지금은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극단적 입장만 존재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국민을 둘로 갈라서 이익을 취하는 정부의 프레임이 옳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안에서 반대진영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두고 움직이는 야당을 지혜롭다 할 수 있을까?

독재자 박정희. 진보진영의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있는 박정희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했던 대통령이다. 영웅 박정희. 보수진영의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있는 박정희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국민들을 구제해준 대통령이다. 대한민국은 한 인물에 대해 이처럼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며 문제는 그 비율도 거의 비슷하다는 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국가 전체의 미래를 보았을 때 도움이 될까?

About lucy

I am interested in many things.
This entry was posted in Korean society and tagged , , .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