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식 소통을 소통이라 할 수 있는가?

새누리당의 언어사용법을 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어찌나 재주좋게  논점을 흐리면서도 말이 되게 언어를 사용하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다. 어떤 표현으로 어떻게 프레임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고, 어떤 표현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지 잘 아는 언어의 마술사가 함께하고 있는 느낌이다. 며칠 전 이혜훈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법이 남들과 달리 독특하다고 밝혔다. 그  이후 보수 언론은 이 표현을 사용해서 박근혜는 불통이 아니라 독특한 방식의 소통을 하고 있다고 변호하고 나섰다. 과연 그녀의 방식을 소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인간인 이상 대화를 하고 상대와 의사소통을 한다. 그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의사소통은 소통수단에 따라 언어를 통한 방식, 몸짓과 표정을 통한 방식으로 나눌 수 있으며, 소통방식에 따라  직적이며 일방적 방식과  수평적이며 쌍방향적 방식으로 나눌 수도 있다. 구체적인 의사소통의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수 만큼의 의사소통 방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가 났을 때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구체적 의사소통법은 달라진다. 어떤 이는 자분자분 따질 수도 있고, 말을 안할 수도 있고, 욕을 할 수도 있다.

원래 소통이란 서로 통한다는 의미로 의사소통의 줄임말처럼 사용되기도 했었다.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에서 소통이라 이야기할 때는 수평적이며 쌍방향적 소통방식으로 한정하여 말한다. 이는 상대에 대한 이해와 경청을 바탕으로 서로 의사를 교환하여 서로 공감하는 방식을 말한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경청이다. 경청은 그냥 앉아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하려는 이야기를 상대의 입장에서 그대로 들어주는 것이다. 이게 쉬운 것 같지만, 참으로 쉽지 않다. 듣는 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는 그 이야기를 할 생각에 상대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대부분은 자신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골라듣기도 하고, 자신의 편견에 맞추어서 상대의 이야기를 왜곡해서 듣기도 한다. 상대에 대해 원래 불평만 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서는 상대의 의견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 그래서 경청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다음 단계인 소통으로 갈 수 있다.  물론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상대를 내가 이끌어가야할 우매한 사람이 아니라 동등한 존재로 볼 때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상대는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고 그 입장에서는 상황을 다르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이 높은 단계의 소통법으로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는 소통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는 이 부분을 무시하고 말한다. 소통하고 있는데, 왜 불통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고.자신을 칭찬하는 기사로 도배된 신문들을 보고, 댓글들 보고, 혼자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박근혜식 소통법은 현재 대한민국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구시대의 의사소통법일 뿐 소통이라 할 수 없다. 이를 독특한 방식의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들이 사용하는 박근혜식 소통법이라는 표현은 경청하지 않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절반의 국민들이 불통이라 이야기하면, 어떤 점에서 불통이라고 하는 건지 관심을 갖고, 그들이 원하는 소통이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 소통하려는 자의 태도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측은 오히려 국민에게 강요한다. 난 내 방식대로 소통하고 있으니 내 방식을 인정하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개인이라면, 이는 문제 삼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한 국가의 대통령이고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하고 그 자리에 올라가지 않았던가. 그러면, 국민들보고 자신에게 맞추라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여왕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전제왕조 국가가 아니라, 국민들의 요구에 대통령이 귀기울여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더이상 소통이 아닌 것을 소통이라 우기지 말아라. 만약 계속 우긴다면, 국민들은 이렇게 외쳐야할 것 같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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