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다스리기1

나는 보통 화가 나면 일단 참는 편이다.  그리고 친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말로 풀어놓았다. 그러나 미국에 온 후 그런 사람을 만날 수가 없으니, 이전처럼 말로 풀을 수가 없게 되었고, 그 결과 한국인들 특유의 병인 “화병” 증상이 생겨났다.

화병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뜨겁고 등이 뻐근해지고, 두통이 온다. 조금 더 지나면 소화불량에 온 몸이 망가진다. 일반적으로 분노의 기운은 불의 기운인데, 이 뜨거운 불의 기운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고 몸의 위쪽에 축적되어서 몸 전체의 기혈순환을 방해해서 오는 병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화병의 증세를 심하게 느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명상도 시도했으나, 생각보다 진척이 없었다. 지나친 가슴의 답답함은 크게 소리를 지르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미친듯이 소리를 지를 만한 곳을 찾지 못해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폭발할까 두려웠기에 고민하며 조용한 산을 찾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차를 몰고 산으로 향하던 중, 차 안에서 소리지르기로 결정했다.

그랬다. 나는 하이웨이를 달리면서 창문을 살짝 열고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 언젠가 내 친구가 스트레스가 너무 쌓일때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크게 음악을 따라 부르면서 해소했다던데,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처음 몇번은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으나, 나중에는 만트라 수행을 했다. 한 40분쯤 하이웨이를 달리며 만트라 수행을 했더니 답답한 기운이 많이 사라지고 위의 긴장감도 풀렸다.

몸의 열기가 조금 가라앉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니, 나의 분노의 원인을 좀 더 분명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것이 화병의 완치로 이어지지는 않을꺼다. 화병이 나으려면 궁극적으로는 상대를 용서해야한다고 하니, 아마 분노는 금새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 다시 분노가 나를 휘감을 때, 그 때마다 나는 또 하이웨이를 달리며 소리를 질러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노력 하나하나가 상대를 용서하는 길로 가는 걸음이 될 것이고, 나를 분노로부터 자유롭게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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