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지 않을 자유

대학 때였다. 재미로 학교 앞 사주까페에 갔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기회가 참 많이오는데, 다 놓치네. ”

그때 부터였을까… 나에게는 무엇이든지 다가 오는 것은 모두 잡으려는 마음이 있었다.

지금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랄까.

무언가를 배울기회가 있으면 다시 오지 않을기회라는 생각에 덥썩~

누군가가 호감을 표현하고 손을 내밀면 아무 생각 없이 덥썩~

물었었다.

오는 것을 일단 다 물으려고 하니, 언제나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헉헉대기만 하면서 내 맘에 딱 들게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얼마 전에도 미국 내 어느 작은 대학에서 정년교수 자리 공고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는 덥썩 지원해봐야지 하고 결정을 내렸다.

그로 인해 몇주 간을 그것때문에 헉헉 대다가 그러다 문득 내려놓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으나 계속 결정을 내리고 있지 못했었다.

이유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에서였다. 일단 하기로 했다가 번복하는 게 포기 같아 보였다.

그러다 나에게는 포기할 자유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아가 기회를 취사선택할 자유도 있다는 것을..

그동안 오는 기회를 모두 잡으려고 버둥대던 것이  그 사주 봐주는 아저씨의 말때문이라고 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욕심이 많은 내 성격도 한 몫했을 것이고, 하기로 결정했으면 끝장을 봐야한다는 나의 삶의 신조도 한 몫했을 것이다.

“오는기회는 최대한 잡아야 한다”라는 나의 생각의 씨앗 하나가  그동안 나를 괴롭혀왔다는 것에 대한 자각.

나를 자유롭게 하는 또 하나의 자각.

About lu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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