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조삼모사, 과연 어리석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일까?

이것도 2012년 1월에 네이버에 올렸던 글을 수정한 것임. (http://blog.naver.com/schaffnung/110128422055)

조삼모사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또한 장자가 출전! 장자는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_+

 원숭이를 기르는 자가 먹이로 도토리를 주는데
하루는 원숭이에게 물었다.
“아침에 셋, 저녁땐 넷을 주는게 어떠냐?”
원숭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가 다시 말했다.
“그럼 아침에 넷, 저녁때 셋을 주기로 하면 어떠냐”
원숭이들이 웃으며 좋아했다.

<제물론 13>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나도 많은 이들처럼 어리석은 원숭이를 비웃었었다. 실질적으로 받는 도토리의 양이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도  단지 아침에 좀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쉽게 좋아하는 게 한심해 보였다. 조삼모사라는 글귀를 대할 때마다 어리석은 자를 위한 경고의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며 지나쳤었다.

사실 언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관점을 원숭이에서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으로 바꿔보니 이건 이런 지혜가 없었다. 그는 손해보지 않고 자신의 제안을 수용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설득의 귀재, 협상의 귀재라 할 수 있다. 화를 내는 원숭이들을 보면서 그게 싫다면 밥은 없다라고 협박하거나 그냥 주는 대로 먹으라고 명령하지 않고 단지 순서만을 바꿈으로서 상대가 기쁘게 사실을 받아들이게 만든 능력, 대단하지 않은가?  물론 그가 원하는 바인 ‘7개의 도토리를 주기’라는 생각을 관철 시키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그는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를 맞추어 준 것일 수도 있다.  한정된 도토리를 가지고 원숭이는 아침에 배부르게 먹기를 바란 게 아닐까? 다행히도 기르는 사람은 그 욕구를 알아채고 새로운 제안을 했고, 원숭이는 이를 수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존재는 원하는 바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좋아하는 것도 각각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높은 월급이 중요할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성취감이 더  중요할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좀 적은 월급이라도 여유로운 삶이 중요할 수 있다.  이처럼 상대가 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재화의 분배도 현명하게 할 수 있고, 막혀있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도 나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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